별 사건 없이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인물 네 명의 대사로만 진행되는 영화.
그러니까 어떻게 된 일이냐 하면, 두 친구가 다투는 과정에서 한 아이가 상대 아이를 나무 막대기로 때려 치아 두 개를 부러뜨린다. 이 사건을 어떻게 할지 논의하기 위해 가해자 부모가 피해자 아이의 집에 찾아가는데, 처음에는 "품위 있게" 사건을 해결하려는 듯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속 안에 숨은 열등감이나 허위의식이 실체를 드러내게 되고 현장은 (여러 의미로) 아주 추잡해진다 (정말 추잡해지므로 비위가 약한 분들에게는 비추ㅠㅠ). 무엇보다 네 배우의 연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특히 영화 초반과 후반의 인물들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상영시간 내내 서로 싸우는 영화라고 보면 되겠다. 처음에는 조용하고 미묘하게 그리고 나중에는 대놓고. 이 사람이랑 싸우다가 또 두둔해줬다가 편먹었다가, 싸움의 지형같은 게 순식간에 확확 바뀌어서 그걸 보는 재미도 있다. 정말 포스터의 광고 문구처럼 막장이 따로 없다. 인간들이 다 저렇지ㅋㅋ 하면서 웃기기도 하다가, 인간들이 정말 다 저렇지 라는 생각에 괜히 씁쓸하기도 한 영화.
그들은 자신들의 삶에서 오늘이 최악의 날이라고 말하지만, 지켜보는 우리에게는 코미디가 된다. 유쾌한 영화는 아니지만 웃긴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상영시간은 약 80분으로 짧은 편. 왓챠플레이에서 볼 수 있다.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죄많은 소녀> 리뷰 (스포X) (0) | 2020.05.09 |
---|---|
왓챠플레이 추천 디스토피아 드라마 <이어즈 앤 이어즈> (0) | 2020.04.24 |
신간 책 구매 + 알라딘 사은품 후기 (0) | 2020.04.22 |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 구병모 (0) | 2020.04.18 |
킨 / 옥타비아 버틀러 (0) | 2020.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