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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킨 / 옥타비아 버틀러

소설은 어찌 되었든 거짓말에 기반하고 있다는 걸 알지만 왜인지 SF나 판타지 소설은 너무 거짓말 같기도 하고 일어나는 사건의 규모가 너무 커서 뭔가 부담스러운 느낌 때문에 잘 안 읽게 된다. 지금까지 읽었던 SF소설이 10권도 채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소설 이후로 좀 더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 SF 소설이 이렇게 재밌는 줄 몰랐다. 일단 도입부 첫 두 문장부터 압도당한 기분.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여행에서 팔 하나를 잃었다. 왼팔이었다. (p8)

소설 속 현재는 1976년의 미국, 노예 해방 이후이다. 주인공은 흑인 여성인 '다나.' 알 수 없는 이유로 타임슬립을 하게 되어 아직 노예 제도가 견고하던 1800년대로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흑인으로서 또 여성으로서 주인공이 겪는 고난들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차별을 아는 것과 경험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는 것, 또 당사자가 아니면 공감할 수 없는 공포 등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뒤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는 소설. 1979년에 첫 출판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같은 작가의 다른 소설인 '블러드 차일드'도 재밌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곧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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