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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왓챠플레이 추천 디스토피아 드라마 <이어즈 앤 이어즈>

<이어즈 앤 이어즈>는 2019년부터 2034년까지 한 가족에게 펼쳐진 일을 그리고 있다. 가까운 미래의 디스토피아적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는 면에서 <블랙 미러>가 떠오르는 드라마이다. <이어즈 앤 이어즈>에서도 <블랙미러>에서처럼 기술 진보가 가져올 어두운 면들을 그리고는 있지만 인류를 망하게(?) 하는 원인으로는 기술보다는 사람, 그리고 정치를 주목하고 있다.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시대 배경이 상당히 가까운 미래인데다가 사회가 망하는 과정이라고 해야 하나, 나락으로 빠지는 모습이 어디선가 많이 본, 너무나도 익숙한 광경이라 정말 실제적인 공포가 느껴진다. 현재의 이슈들(난민, 삶의 디지털화, 개인정보의 데이터화, 정치의 예능화 등)을 다루고 있어서 보면서 정말 무서움. 또 배경음악도 공포를 유발하는 데 한 몫한다...

 

정치 이야기도 정치 이야긴데, 개인적으로는 이 드라마에서 그리는 미래 기술의 모습이 흥미로웠다. 기술의 부정적인 측면을 놓치고 있지는 않지만, 기술로 가능해질 인간의 진화(?)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기술 발전을 꼭 나쁘게만 그리고 있는 것 같진 않다.

 

드라마에서 가장 기술 친화적인 인물은 첫째 딸 '베서니.' 모든 기억과 정신을 데이터화해 인체를 벗어나 '트랜스 휴먼'이 되고 싶어 한다. 이 장면을 보고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거부감이다. 그렇지만 베서니의 세대는 데이터로 대표되는 디지털, 온라인 이런 것들에 거부감이 전혀 없는 세대다. 아마 나보다 더 어린 세대들이 이렇지 않을까?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이 당연하고, 온라인 세계를 가짜가 아니라 실존으로 느끼는 세대. 그래서 베서니를 보면서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이 세대를 이해하기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 부모 세대, 또 그 윗 세대들은 디지털, 기계에 대한 불신이 우리보다 더 심하다. 그 세대들이 우리 세대를 보면 이런 비슷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