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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헬로, 마이 네임 이즈 도리스

 

넷플릭스에서 추천해 주길래 본 영화. 거칠게 요약하자면 60대 여성인 도리스가 30대 초중반 동료 남성에게 사랑에 빠져 어떻게 잘해보려고 하는 내용이 주된 스토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설명만 들으면 벌써 낯부끄럽고 보기 싫을 것 같지만 의외로 유쾌하고 막상 다 보고 나니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던 영화라 추천하고 싶다. 익숙한 얼굴들이 많이 나와, 그걸 보는 재미도 있는 영화였다.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최신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화제가 된 주제인 힙스터, 호더 등등의 키워드를 활용해 만든 영화인 줄 알았다) 2016년 작. 첫 장면은 도리스 어머니의 장례식으로 시작한다. 평생 엄마를 돌보며 엄마와 함께 살았던 도리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자 형제는 도리스에게 집을 팔라고 설득하고, 도리스는 그러고 싶지 않다. 평생 살았던 집이고 도리스에게는 모든 물건들이 의미 있는 것들이다.

 

영화에서 도리스는 호더 비슷하게 나오는데,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에 공감이 갔다. 독특한 데다가 수습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어떻게 보면 참 사랑하기 힘든 캐릭터라고 볼 수 있는데, 도리스가 집을 가득 채운 물건을 버릴 수 없다고 화를 내는 장면에서 그 동안 어떤 식으로 살았을지 또 어떤 마음이었을지 짐작이 가 이해할 수 있었다.

 

도리스는 가만히 있는데 주변 사람들이 도리스를 존재감 없는 사람으로, 좀 이상한 사람으로, 독특한 사람으로, 멋있는 사람으로 만든다. 생각해보면 도리스는 항상 그 집에 살며, 그 회사에 살며, 그 자리에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가버리고 사람들이 변해 버리는 기분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마지막 결말이 개인적으로는 좀 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