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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수화 배우는 만화/핑크복어

생각했던 것처럼 정말 수화를 배우고 싶게 만든 만화였다. 주변에 가까운 농인도 없는 청인이 처음 수화를 배우게 되면서 농인/청인의 차이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농문화도 조금씩 알아가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한테 감정이입하기가 쉽고, 그동안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새삼스레 생각해보게 된다.

 

보면서 손 모양 그리기가 무척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다 그렸지 싶었다. 그런데도 대충 다 어떤 손 모양인지 이해가 된다. 조금씩 따라해보면서 읽었다. 지화 포스터도 사은품으로 줬는데 아주 예전에 배웠던 수화가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 만화를 읽고 수화를 배우고 싶어 지는 사람이 꽤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도 주변에 수화 배울 곳이 있나 찾아봤더니 역시 없다. 주인공 말대로 영어학원 10개에 수어 학원 하나 정도의 비율로만 있어도 좋겠다 싶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려 책 제목을 검색했다가 핑크복어 작가가 2월 중순 신작을 연재한다는 소식을 발견했다. 가난하고 불우했던 어린 시절 가정사를 그릴 거란다. 작가가 수어를 배우겠다고 생각한 결정적 계기가 학창 시절 깊게 대화를 나누지 못했던 청각장애가 있는 친구 때문이기도 하고, 관련해서 어린 시절 일화가 잠깐 나오는데 본인 가정은 불우했지만, 더 불우한 사람이 있다고 들었고, 그래서 남을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장면이 나온다. 그걸 보고 정말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내가 너무 정의롭지 못해서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도 같다. 어찌 되었든 다음에서 연재한다던데 연재가 시작하면 보러가야겠다. 이 만화의 감성 뭔가 익숙하고... 편안하다. 예전에 즐겨봤던 생활만화들과 비슷한 느낌이라 그런가? 여하튼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되어서 기쁘다.